[신동아방송=권병찬 기자] ‘33만원 닭강정 거짓주문’사건이 피해자가 대출사기단에 대출을 받으려다 비롯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고교시절 동기생들로부터의 왕따’, ‘휴대폰 임의 개통 300만원 갈취’ 등은 모두 허위사실이었으며 대출사기단의 횡포극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경기 성남수정경찰서 등에 따르면 최근 네티즌들의 분노를 산 닭강정 거짓 주문 사건이 실제론 피해자 A(20)씨가 대출사기단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려다 도주하면서 보복을 당한 사건으로 밝혀졌다.

무직인 A씨가 대출문자를 보고 먼저 접근했다가 뒤늦게 생각을 바꿔 도주하자 사기단이 앙갚음 하려 피해자 집에 닭강정을 무더기 주문한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은 알려지지 않은 채 ‘거짓주문’, ‘고교시절부터 졸업 후에도 폭행’, ‘가해자가 피해자 휴대폰 개통 및 갈취’ 등으로 확대 재생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닭강정 업주는 이 같은 사실을 모른 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관련 내용을 올리면서 논란을 가속화 시켰다.

업주는 경찰 조사에서 “(33만원 상당의 주문내용 등) 모든 게 사실이지만 제가 조금 부풀려 얘기한 게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휴대폰 개통, 300만원 갈취 등은) 제가 오버해서 글을 올린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최근 대출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해당 대출 사기 일당을 만났다.

A씨는 이들과 일주일 동안 찜질방 등에서 함께 지내며 대출을 받기 위해 재직증명서를 위조하는 방법 등을 전해 들었다.

이후 A씨는 지난 24일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에 찾아갔지만 문서를 위조해야 한다는 사실에 양심의 가책을 느껴 달아났다.

A씨는 이 일이 벌어진 직후 경찰에 대출사기 피해 사실을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내용을 관할 지역인 분당경찰서가 아니라 성남수정경찰서가 수사한 이유다.

경찰은 “대출 사기 사건으로 수사 중인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터져 통합해 수사를 하게 됐다. 세상에 알려진 내용과 달리 가해자와 피해자는 일면식 없는 이들로 대출 관련 사기 문제가 있어 수사 중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병찬 기자 kbc77@hanmail.net